돈은 못 벌었지만 향후 나올 테마는 잘 예측을 했다 라는 말들을 해주시는데
몇 번이나 강조했던 제 사고법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반드시 아셔야할 것은 이걸 안다고 돈을 버는건 아닙니다.
산업의 프로세스와 내가 투자하려는 섹터의 현 트렌드에 맞추어 어떤 약점을 우선적으로 보완할지 생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선 산업의 구조를 파악하겠습니다.
대부분의 큰 문제는 국가 연구소나 컨설팅 펌의 자료에 충분히 배포되어 있습니다.
이를 잘 조사하고 정리만 해도 약점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반도체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우선 크게 봅시다.
a. 각 대륙별 반도체의 특징
- 아메리카 대륙: 미국 중심(사실 미국밖에없는듯?), 시스템 반도체에 특화
- 유럽 : 장비(네덜란드)와 웨이퍼(독일), 팹리스(ARM)
- 아시아 : 소재(일본, 한국), 웨이퍼(일본, 한국), 메모리(한국) 파운드리(대만) 산업스파이(중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 네온가스와 같은 원자재가 일부 나오긴 함.
다만 이는 원자재 공급이고 반도체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을 주긴 하나 그들이 반도체 기술력이 뛰어난 것은 아님.
그 외 지역은 pass 사실상 없음.
산업의 주 무대만봐도 반도체는 상당히 지식 집약적 산업이고, 각 지역별 특색이 나눠져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b. 반도체의 프로세스
설계 -> 웨이퍼 -> 전공정 -> 후공정(패키징)
설계 단계는 팹리스 업체가 관여하고, 웨이퍼 업체들이 제조사에 웨이퍼를 공급하면, 식각, 노광 등 전공정 프로세스를 거치고 후공정 프로세스로 들어가 본격적인 기능을 구현합니다.
그 간 반도체 성능을 고도화하던 무어의 법칙은 전공정의 고도화와 함께 이루어졌고 현재 이는 한계 수준에 이르러 이제 후공정이 더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c. 반도체의 역사
이번엔 HBM이지만 반도체의 왕좌는 지속해서 바뀌어 왔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은 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며 처리해야할 데이터가 많아졌기 때문
이후는 TSMC와 같은 파운드리 기업이 떠올랐고, AI의 중요성이 도래하며 AI칩인 엔비디아, 그리고 엔비디아와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온 하이닉스가 HBM으로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즉 반도체의 왕좌는 정보통신 기술의 보급과 발전에 따라 바뀌어왔음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가. 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데이터센터 확충 -> 서버용 DRAM 수요 폭증으로 삼성전자의 시대
나. 정보통신이 전 산업에 보급되며, 반도체 용도의 다양화에 따른 맞춤형 생산 기술의 중요성 대두 -> 용도에 적합한 칩을 제조할 수 있는 TSMC의 약진 (이는 현재도 진행 중)
다. 모든 산업에 AI가 도입되며 AI칩을 보조하는 HBM의 중요도 상승 -> AI칩 제조사인 엔비디아와 그 딱가리 짓을 열심히 하는 중인 SK하이닉스의 시대 (개인감정갖는거 아님)
라. AI칩이 전 산업에 보급되며 on-device/on-senser AI가 본격화 -> ARM의 시대(라고 믿고 싶음)
당연히 각 과도기에는 기성 선두 기업과 신규 기술 기업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했고, 언급하지 않았지만 모든 영역에서 인텔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CPU, 초기 AI의 연산망, 자율주행, 이제는 파운드리까지 진출 중)
그 외에도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의 인프라에 가장 적합한 칩을 제조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이에 따라 또 왕좌가 어떻게 바뀔지도 주목해야합니다.
d. 반도체의 특징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가 있는데, 그냥 간단하게 컴퓨터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 하드디스크/SSD
시스템 반도체 – CPU
게임을 돌릴 때 저장공간은 양으로 때우면 어느 정도 극복이 되지만 시스템은 기본 성능이 딸리면 아예 돌아가지도 않는다…
즉 메모리는 대량으로 때려박아 성능 극복을 어느정도 할 수 있지만 시스템은 기본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이며 하나를 만들어도 잘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산업을 이해한 후에는 이렇게 본인에게 익숙한 워딩으로 재구성하면 산업의 구조와 특징을 기억하기 훨씬 수월합니다.
- 어떤 산업이든 약점은 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특히 산업은 모든 밸류체인을 혼자 감당할 수 없기에 원자재와 부품을 대외에 의존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기인한 문제가 투자 포인트가 됩니다.
상기한 대륙별 반도체 특징을 토대로 한국 반도체의 문제를 파악하겠습니다.
우선 한국의 반도체는 철저하게 대량 생산 역량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기초과학이 부족하여 소재 생산도 잘 못하고, 장비 기술은 초 고도화된 기술이라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술은 낙후되어 있고 TSMC처럼 맞춤형으로 설계해주지도 못합니다.
때문에 한국은 소재 및 장비의 국산화, 새로운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이 주요 투자 포인트가 되는 것입니다.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당시 국산 소재 관련 주들
HBM 붐 이후, 초고도화된 후공정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EUV 관련 주와 EUV 국산화 추진 주들
AI칩이 대두되며 나온 뉴모로픽에 대한 기대감
이런 것들은 모두 기성 한국 반도체 산업의 약점 극복이 주요 재료가 됨을 시사합니다.
당연히 부족한 원자재를 다시 활용하거나 원자재 공급망을 확장한 종목도 주목해야겠죠.
산업의 약점을 파악하면 어떤 테마가 올 지 시기는 예상하지 못하지만 가능성의 폭을 넓힐 수는 있습니다.
- 제품 세부 특징을 파악해라.
반도체에 대한 기반 지식과 관심이 있으셨다면 HBM과 같은 고도화된 공정에 EUV가 중요한 이유나 TSV같은 특수 공정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을 것이며 더 나아가 NIL과 같은 신규 공정에 대한 뉴스도 한 번 쯤은 접하셨을겁니다.
이는 반도체 업에 대한 이야기고, 이제 기존 반도체와 새로운 트렌드인 HBM의 차이에 대해서 파악해봅시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는 위에서도 말했듯 저가, 대량으로 때려박는 제품입니다. 공정 고도화가 있긴 하지만 그리 필수적이진 않고(메인 캐시 카우에 EUV공정이 그리 중요하진 않단 말) 개발도 그리 까다롭지 않아 NAND같은 경우는 제조사 별 기술 격차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즉 NAND의 경우는 기술 격차보다는 어떻게 영업/판매를 잘했냐가 관건이며 DRAM 같은 경우는 양으로 때려박으니 데이터센터 수요가 중요한 것
그러나 HBM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일단 EUV 공정이 중요하고 TSV같은 신규 공정이 들어가기에 생산 비용이 비쌉니다.
거기다 AI칩과 보조를 해야하기에 각 칩에 FIT한 성능을 내기 위한 테스팅 시간도 더 오래 걸릴 겁니다. (이는 내가 안 만들어봐서 자세히 모름)
그런 HBM과 품귀 현상이 일어난 AI칩이 만나면?
당연히 가격은 더 비싸지고, 구하긴 힘들고
아껴쓰고, 남과 나눠쓰진 않고, 오래 써야겠죠.
여기서 기성 DRAM 관리법과 HBM 관리법의 차이가 나오는 것입니다.
기성 DRAM은 사실상 소모품이었습니다. HBM도 마찬가지겠지만 차이가 있다면 DRAM이 칫솔이라면 HBM은 면도기랄까…
쓰다가 솔 구부러지면 버리는 칫솔이랑 자외선 소독까지 해가며 관리하는 면도날은 차이가 있죠.
여기서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 기술 중 하나인 액침냉각이라는 테마가 나오는 것 입니다.
기존 냉각 기술인 공냉/수냉식에서는 열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아 칩과 칩 사이의 뒤틀림이 발생하여 수명이 줄어드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수 용액에 제품을 담궈 균일하게 식혀 뒤틀림을 최소화한다. 이것이 액침냉각의 의의입니다.
물론 저도 말만하고 못먹었지만!
국내에선 그 누구보다 빠르게 이러한 기술 트렌드를 짚어준 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세부 기술 트렌드는 해당 산업 영역에 대한 지속적인 공부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한 번에 다 쓰긴 어렵네요. 양해 부탁.
그리고 AI칩은 훈련시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AI의 중요성과 반도체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각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망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공정 자체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확충의 중요성도 어렵지 않게 유추가 가능합니다.
- 결국은 국가 정책에서 뭔가 나온다.
제가 지속적으로 우주테마를 얘기하는 이유는 전세계 기술 강국들이 모두 우주 진출에 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반도체가 더 중요하기에 우주 예산보다 chips법 예산이 더 크지만…
우주 진출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어들고 민간 우주 진출도 확산됨에 따라 자연히 우주에서의 성과가 나오고, 우주 테마가 올 것이라 봅니다.
이 얘긴 차치하고 반도체 얘기나 마저하면
2번의 마지막 항목에서 각국의 자국 반도체 생산망 확충을 얘기했죠.
전세계의 정세를 한 번 체크해봅시다.
10여년간 진행되고 있는 미중분쟁 -> 무역 경쟁 외에 가장 핫한 트렌드는 중국의 산업 스파이와 반도체 기술 유출 시도였음. 이에 미국은 chips4동맹과 chips법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망을 강화하고자 함.(저는 chips4 동맹도 이를 위함이라 생각 중)
저 chips법의 세부 내역을 보면, 일정 나노 이하의 반도체는 중국에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차라리 돈 줄테니 미국에서 생산해라. 이게 핵심이었죠.
즉 미국은 달러를 풀어서라도 중국의 반도체 생산력을 억제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나오니 기존에 중국산 반도체를 값싸게 사 쓰고 있던 일본, 유럽도 반도체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자국 반도체 산업 증진을 위한 법안을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TSMC의 일본 진출이란 성과와 라피더스라는 신규 파운드리 업체의 발족을 이루었고 기술주 중심의 닛케이 랠리를 만듭니다.
유럽은… 이미 너무 부진해서 할 말이 없지만 EUV라는 고성능 반도체 제조의 최고 핵심 장비 공급을 99% 차지하고 있으며 웨이퍼 제조사의 점유율도 제법 큽니다. (전세계 웨이퍼는 5개 업체가 거의 모두 공급하고 있으며 그 중 2개사가 일본, 1개사가 한국, 나머지 2개사는 독일로 암)
이렇게 전세계의 “돈있는 나라”들이 반도체에 투자를 하고 있고, 메모리 강국인 한국도 용인 반도체 팹과 반도체 특별법을 제정하며 반도체 산업에서의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당연 이를 빼내기 위해 중국도 산업 스파이를 열심히 보내고 자국 내 개발에도 열심입니다.
저 공장을 돌리는데만 해도 전기가 얼마나 필요함??
저거만 고려해도 원전과 전력 테마가 온다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던 것입니다.
자야되는데 부가로 하나 덧대면…
저 chips법과 IRA 얘기 나온게 2022년 중순입니다.
이후 반도체 죽는다, 빠떼리 죽는다, 한국 망한다 말 많았는데
저는 기술적 배경을 토대로 한국 반도체는 안 죽는다고 했습니다.
채널 초기 멤바들은(대부분 제 지인이지만.)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음.
당시에도 AI는 중요한 자산이었으나, 그러한 AI에 중요하다는 HBM은 SK하이닉스의 실험적인 도전이었고(그래서 저도 잘은 몰랐음)
엔비디아가 AI에 중요하긴 했으나 인텔 CPU에 AI가속기를 덧대 AI를 구현하는게 일반적이었음.
즉 이미 AI 주도권은 미국 손에 있었고, 시스템 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보다 중요했음.
그런데 이미 시스템 반도체 주도권을 쥔 미국이 굳이 한국 메모리 반도체를 죽여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인 대한민국의 밥벌이를 끊을까?
그럼 걍 미국이 병신짓 하는거라 봤습니다.
자국의 작은 이익을 위해 혈맹을 저버리는 짓이니까요.
그래서 한국 반도체 2H23엔 살아납니다~ 했던 것임.
물론 제 예상과 달리 HBM이 그를 주도했었네요.
당시 제 예상은 서버용 DRAM 출하량 증가였었음.
이것도 1반기 늦었지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하는 퇴근 후 기재한 글.
추가로…
어제 글에서 말한대로 글로벌 정세나 수요 상황도 고려해야하는데
큰 틀에서 보면 산업은
소품종 소량생산 -> 소품종 대량생산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모해옴.
중학교 사회시간에 배웠죠?
제가 중학교를 계속 강조하는 이유는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놔서 기억이 안나기 때문임.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것은 고객의 요구조건에 걸맞게 생산 체계를 바꾼다는 것입니다.
TSMC의 사례가 그러하고 이러한 산업 기조는 제조업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도 퍼졌습니다.
사람마다 대출 금리가 차별적인 것도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는 고객의 요구조건이라기보단 고객의 수용 조건)
표준형 PC로만 나오던 PC시장이 보드 규격 표준화 이후 조립 PC로 완전히 체계가 바뀌었듯이 AI/반도체 역시 고객의 특수한 산업영역에 적합한 형태로 변모할 것.
그래서 특정 데이터에 특화된 맞춤형 칩 시장이 개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고 실제로 엔비디아는 그걸 진행 중임.
심지어 자동차도 PBV가 진행되며 맞춤형으로 변모하고 있음.
물론 표준화가 전제되어야하며 제품 간 호환이 달라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님. 이는 제가 철없던 대학생 시절 맞춤형 스마트폰 사업을 할려다가 표준화 문제로 좌절했기에 잘 압니다.
거창하게 내가 스마트폰을 개발하는건 아니고 걍 보드에 스마트폰 부품 여러개 끼워서 조립식 PC처럼 조립식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을까 고민했던 것임.
먹브레이커 이것도 시대가 바뀌었으니 나올만하네요.
이하 캡쳐는 저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로 변화함을 대전제로 향후 반도체 칩의 방향을 예상한 글입니다.
